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673만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저는 이 숫자를 봤을 때 솔직히 박지훈이 여기까지 왔구나 싶어서 뭔가 감회가 좀 달랐습니다.
아이돌로 처음 봤던 사람이 천만 배우가 됐으니까요.

밀리터리 쿡방이라는 장르 조합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5월 11일 공개됩니다. 장르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밀리터리 쿡방 판타지입니다. 밀리터리 쿡방이란 군대라는 폐쇄적 공간을 배경으로 요리라는 소재를 결합한 장르를 뜻합니다. 언뜻 안 어울리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런 이질적인 요소의 충돌이 장르적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드라마는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합니다. 원작 IP(Intellectual Property)를 활용한 작품입니다. 여기서 IP란 웹툰, 소설, 게임 등 원천 콘텐츠의 지식재산권을 의미하는데, 이미 팬덤이 형성된 원작을 기반으로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직접 웹툰 원작을 드라마화한 작품들을 꽤 봐왔는데, 원작 팬 입장에서는 기대보다 실망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초반에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박지훈이 요리 연습을 촬영 전부터 다녔다는 부분을 알고 나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요리를 못하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가 취사병 캐릭터를 맡아 칼질부터 다시 익혔다는 건, 배우로서 준비 과정에서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극 중에는 퀘스트 전달자 '가디언'이라는 설정이 등장합니다. 이 판타지적 장치는 강성재 캐릭터가 요리 레벨을 단계적으로 올려가는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쉽게 말해 RPG(Role Playing Game) 게임의 성장 서사를 요리와 군대 생활에 결합한 방식입니다. 콘텐츠 소비 패턴 분석에 따르면 성장형 서사 구조는 시청 지속률을 높이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힙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이번 작품에서 주목해볼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가디언이라는 판타지 설정이 성장 서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 요알못 이등병이 전설의 취사병으로 성장하는 과정의 개연성
- 박지훈이 직접 연습한 칼질 연기가 화면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보이는지
- 조연진과의 케미스트리, 특히 말년 병장 캐릭터와의 관계 변화


차기작 선택이 말해주는 것
저는 박지훈을 오래 지켜봐왔습니다. 프로듀스 101 시즌2 당시 최종 2위로 데뷔하던 때부터요.
그 뒤 워너원 활동을 거쳐 배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제가 직접 챙겨본 건 '약한영웅 Class'였습니다.
솔직히 그 작품 전에는 기대를 크게 안 했습니다. 웹툰 원작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드라마가 그 분위기를 따라올 수 있을지 의심했거든요.
그런데 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몰입이 됐고, 박지훈의 연기가 캐릭터 자체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차기작 선택을 두고 다양한 시각이 있습니다. 천만 영화 이후의 차기작이니 더 무거운 작품이나 상업적으로 검증된 장르를 택해야 한다고 보는 분들도 있습니다. 반면 저는 오히려 이 선택이 배우로서 새로운 색깔을 실험하려는 의지처럼 보입니다. 밀리터리 쿡방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류 선택지가 아니거든요.
배우의 필모그래피(Filmography)는 단순히 흥행 성적의 나열이 아닙니다. 필모그래피란 한 배우가 거쳐온 작품들의 전체 목록을 의미하는데, 장기적으로는 배우의 연기 폭과 방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기능합니다. 천만 영화 직후에 어떤 작품을 선택하느냐가 앞으로의 캐리어를 결정짓는 변곡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OTT(Over The Top) 플랫폼인 티빙을 선택했다는 점도 짚어볼 만합니다. OTT란 인터넷을 통해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뜻합니다. 국내 OTT 시장 규모는 꾸준히 확장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동시 공개 전략은 국내 배우들의 해외 인지도 확장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플랫폼 선택 자체가 작품의 도달 범위를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합니다(출처: 방송통신위원회).
저는 천만 영화를 찍은 뒤 차기작을 고를 때 배우에게 쏟아지는 기대를 그대로 감당하면서 선택해야 한다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대중이 전작의 프레임으로 차기작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제 생각엔 그 프레임을 벗겨놓고 작품 자체로 봐주는 게 배우가 더 다양한 역할을 시도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5월 11일이 가까워질수록 '깡성재'라는 별명이 어떤 이미지로 자리잡을지 궁금해집니다. 박지훈이 이 작품을 통해 전작과는 전혀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이미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흥행 수치보다 배우로서 어떤 캐릭터를 쌓아가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게 더 재밌는 감상법 아닐까요. 관심 있으신 분들은 5월 11일 티빙과 tvN 첫 공개를 직접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news.nate.com/view/20260428n06444
https://www.tenasia.co.kr/article/2026043073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