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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 되는 법, 현실적으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by moneybrick 2026. 5. 7.

드라마를 보다가 한 번쯤 "저 대사, 대체 어떻게 쓴 거지?" 싶었던 적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도깨비나 미스터 선샤인을 보면서 그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심지어 아버지도 "차라리 드라마 작가를 해보는 건 어때?"라고 하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알아보기 시작하면 이 길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게 갈라져 있습니다.

오늘은 드라마 작가가 되는 루트를 놓고, 각각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같이 생각해보려 합니다.

 

 

 

학원 과정: 체계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 가장 먼저 눈을 돌리는 곳이 방송아카데미나 방송작가 교육기관입니다.

KBS, MBC, SBS 방송아카데미는 물론이고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처럼 협회 차원에서 운영하는 곳도 있습니다. 커리큘럼은 대체로 기초, 연수, 전문, 창작의 4단계로 구성되는데, 각 단계가 21주 과정으로 짜여 있어 한 단계를 마치는 데만 약 5개월이 걸립니다.

여기서 시놉시스 작성이란 드라마 전체의 줄거리와 인물 관계, 갈등 구조를 압축해 정리한 문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본격적인 극본을 쓰기 전에 작품의 설계도를 먼저 그리는 작업입니다. 교육 과정에서는 이 시놉시스 작성 실습을 중심으로 드라마 작법, 즉 복선과 갈등 설정, 클라이맥스 구성, 반전 처리 방법 등을 단계별로 배웁니다.

드라마 작법(作法)이란 드라마 극본을 쓰기 위한 기술 체계 전반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소설 쓰기와 다르게 화면에 보여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고, 대사와 지문의 밀도를 조절하는 방식까지 포함합니다. 저도 재미삼아 소설을 써본 적이 있는데, 그때 처음으로 "글을 쓴다는 것"과 "읽히는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완전히 다른 일임을 느꼈습니다. 막연히 상상력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써보니 구조를 잡는 기술이 먼저였습니다.

교육원 수강료는 기초반 기준 75만 원, 전문반은 90만 원 수준이며, 창작반으로 올라가면 전원 장학 혜택이 주어집니다(출처: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 다만 상급반으로 올라갈 때는 직접 작성한 습작 원고를 제출하고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수강료를 내고 올라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시차를 감수하고 새벽에 줌으로 수업을 듣는 지망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 길이 얼마나 간절한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인지 실감했습니다.

 

 

공모전과 웹소설: 진짜 등용문이 될 수 있을까

학원 과정과는 별개로, 공모전을 통해 등단하는 루트도 있습니다. MBC 드라마 극본 공모, CJ ENM 스튜디오 공모전, JTBC X SLL 신인작가 극본공모 등이 매년 열리며 나이, 학력, 전공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습니다.

등단(登壇)이란 작가가 공식적으로 데뷔하는 것을 뜻하는 업계 용어입니다. 문단에서는 신춘문예나 문학상 수상이 등단의 의미를 갖지만, 드라마 업계에서는 공모전 수상이나 방송 실적이 그 역할을 합니다. CJ ENM 스튜디오 공모전의 경우 상금 규모만 2억 원에 달하고, 당선작이 영상화될 경우 별도 인센티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MBC 공모 당선자는 1년간 전속작가로 활동하며 실제 작품 개발에 참여하게 됩니다.

공모전의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경쟁률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길이 "열려 있다"고 느끼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실제로 짧은 글 하나를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직접 써보고 나서 알았습니다. 단막극 한 편 분량의 극본을 완성하는 것 자체가 이미 상당한 훈련의 결과물입니다.

드라마 작가로 등단하는 주요 루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송아카데미 또는 방송작가 교육원 수료 후 보조작가로 현장 진입
  • 공모전 수상으로 전속작가 또는 인턴십 기회 획득
  • 웹소설·웹툰으로 팬층을 먼저 형성한 뒤 드라마화 계기 마련

웹소설 루트도 빠르게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처럼 웹소설로 시작해 웹툰을 거쳐 드라마로 제작되는 사례가 늘고 있고, 2023년 방영된 작품만 봐도 '모범택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마스크걸' 등 상당수가 웹툰·웹소설 원작입니다. 웹소설 작가들이 드라마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흐름도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 길의 현실: 화려함 뒤에 있는 것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쓴 문지원 작가는 한예종과 한국영화아카데미 입시를 각각 세 번씩 떨어졌고, 방송작가교육원도 나오지 않은 채 롯데 시나리오 공모전을 통해 커리어를 열었습니다. 방송작가협회에 가입해야 재방료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누군가 알려줘서 처음 알았다고 할 정도로 이 업계의 정보 접근성은 불균등합니다.

재방료란 드라마가 재방송될 때 작가에게 지급되는 저작권료 성격의 수입을 말합니다. 방송작가협회를 통해 정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협회 가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처럼 수입 구조 자체가 불안정하고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 이 직업의 현실 중 하나입니다.

 

K드라마 산업이 커지면서 드라마 작가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방송 콘텐츠 수출액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OTT 플랫폼 확대로 드라마 제작 편수 자체가 늘어나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시장이 커졌다는 것은 기회가 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경쟁도 함께 치열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유명 작가들을 보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화려함 뒤에 수입이 불안정했던 지망생 시절이 얼마나 길었을지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특히 글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능력, 이것이 생각보다 훨씬 희귀한 능력이라는 것을 직접 써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작가를 꿈꾼다면 학원이든, 공모전이든, 웹소설이든 일단 하나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보는 경험이 가장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루트를 선택할지는 그 다음 문제입니다. 지망생 커뮤니티인 '기승전결' 같은 곳에서 정보를 모으고 비슷한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이 막연하게 이 길을 바라보던 분들께 작게나마 방향이 되었으면 합니다.

 

 


참고: https://news.nate.com/view/20240221n00062
https://edu.ktrwa.or.kr/web/intropage/intropageShow.do?page_id=7b8a12ba04d148699ce896630cd5128a
https://cine21.com/news/view/?mag_id=100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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