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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만 받는 줄 알았는데, 드라마 플랫폼의 진짜 수익 구조

by moneybrick 2026. 4. 21.

솔직히 말하면 저도 처음에 넷플릭스가 국내에 들어왔을 때 이게 돈이 될까 싶었습니다.

TV만 켜면 드라마, 예능, 영화가 줄줄이 나오는데 굳이 매달 돈을 내면서 지난 영상을 다시 본다는 게 이해가 안 됐거든요.

그런데 불과 1~2년 만에 판도가 뒤집혔고, 지금은 자체 제작 드라마로 전 세계를 뒤흔드는 플랫폼이 됐습니다.

수익 구조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그리고 국내 OTT 시장에는 어떤 파장을 미치는 건지 그 흐름을 데이터와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코로나가 끝나자 드러난 성장 둔화의 속사정

SVOD(Subscription Video on Demand)란 넷플릭스처럼 월 구독료를 내고 원하는 영상을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구독형 동영상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이 SVOD 서비스는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집에만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OTT 구독을 늘렸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엔데믹 이후였습니다. 글로벌 주요 SVOD 사업자의 가입자 증가율은 2020년 3분기에 65.2%에 달했지만, 2022년 3분기에는 14.2%로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국내도 마찬가지였는데, 국내 주요 OTT의 월간 사용자 수(MAU) 증가율은 2020년 1분기에 113%였다가 2023년 1분기에는 불과 4%까지 쪼그라들었습니다(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수익성 문제도 심각합니다. 넷플릭스는 2023년 1분기에 영업이익 흑자를 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가 넘게 줄어든 수치였고, 국내 사업자인 웨이브·티빙·왓챠는 콘텐츠 비용이 계속 오르면서 적자 폭이 매년 커지고 있습니다. 웨이브의 경우 2022년 영업손실이 1,213억 원에 달했고, 티빙도 같은 해 1,192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매달 구독료를 받는 플랫폼이 어떻게 이렇게 큰 적자를 낼 수 있냐는 거였는데, 결국 콘텐츠 제작비와 판권비가 구독료 수입을 훌쩍 뛰어넘는 구조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넷플릭스에서 찍는 드라마가 배우 개런티부터 다르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가 됩니다.

 

 

 

구독자를 붙잡기 위한 전략들, 실제로는 어떻게 작동하나

이 상황에서 글로벌 SVOD 사업자들이 꺼내든 카드가 세 가지입니다.

  • 콘텐츠 순차 공개 전략으로 구독 해지를 늦추기
  • 계정 공유 제한으로 실제 가입자당 매출 끌어올리기
  • 광고형 요금제(AVOD 모델 접목) 도입으로 수익원 다변화

첫 번째 전략부터 보면, 넷플릭스가 '더 글로리'를 파트1과 파트2로 나눠 3개월 간격으로 공개한 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전략이 교묘한 건, 파트1 공개일 신규 설치자 중 30일 후 앱 삭제율이 41.4%였던 반면 파트2 공개일에 유입된 신규 설치자의 삭제율은 47.0%로 오히려 더 높았다는 점입니다. 즉, 몰아보기를 즐기지 않는 시청자를 파트1에서 먼저 확보해 평균 가입 유지 기간을 늘리는 효과를 노린 겁니다.

 

두 번째 계정 공유 제한은 국내 시장에서 효과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중 무려 55.9%가 가족이나 제3자와 계정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이미 '피클플러스' 같은 계정 공유 중개 서비스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거든요. 계정 공유를 제한하면 정식 구독보다 불법 스트리밍으로 수요가 이동할 위험도 있습니다.

실제로 '누누티비'가 정부 압박으로 2023년 4월 문을 닫자 이를 추모하는 사이트까지 생겼다는 건, 불법 시청 수요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입니다.

 

세 번째가 제가 직접 경험하면서 가장 당황했던 부분인데, 광고형 요금제입니다. 광고형 요금제(Ad-supported tier)란 월 구독료를 낮추는 대신 콘텐츠 시청 중 광고가 노출되는 상품을 말합니다. 넷플릭스는 2022년 11월 한국에도 월 5,500원짜리 광고형 요금제를 출시했는데, 기존 베이직 요금제(9,500원)보다 4,000원이나 쌉니다. 저도 1인 플랜을 고민하다가 "광고도 보면서 화질도 낮은데 굳이?" 싶어서 결국 구독을 포기했습니다.

문제는 웨이브나 티빙처럼 실시간 방송 채널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들입니다. 이미 실시간 방송에 광고가 익숙한 기존 가입자들이 광고형 저가 요금제로 갈아타버리면, 신규 가입자 유입 효과보다 기존 가입자 매출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국내 OTT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글로벌 SVOD 사업자들이 게임, 스포츠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것도 결국 같은 이유입니다. 구독 해지율(Churn rate)을 낮추기 위해서입니다. Churn rate란 일정 기간 내에 구독을 해지한 고객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넷플릭스의 월평균 구독 해지율은 2020년 1.8%에서 2022년 3.0%까지 지속 상승했습니다(출처: S&P Global). 게임 서비스의 해지율이 동일 연령대 OTT보다 훨씬 낮다는 데이터를 보면, 게임을 묶어 제공함으로써 이탈을 막겠다는 의도가 읽힙니다.

국내 사업자들도 웹툰, 스포츠 독점 중계 등으로 콘텐츠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독점 중계하면서 MAU가 급격히 늘었던 건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런 투자를 실현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가진 국내 사업자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왓챠가 웹툰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게 그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해외 플랫폼들이 직접 제작에 나서면서 국내 제작사들이 점점 더 글로벌 유통망에 의존하게 되는 흐름도 걱정이 됩니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콘텐츠들이 전 세계 시청 시간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이 확인됐지만, 디즈니플러스가 최근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관련 부서를 해산했다는 소식은 이 의존 구조의 위험성을 잘 보여줍니다.

OTT 시장은 구독료라는 단순한 수익 모델 위에 얹힌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콘텐츠 IP(지식재산권) 확보 경쟁, 가입자 이탈 방어, 광고 수익 내재화, 게임·스포츠로의 사업 확장이 동시에 돌아가는 복합 전쟁터입니다. 국내 서비스가 이 흐름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플랫폼 경쟁보다 콘텐츠 제작력을 핵심 자산으로 키워나가는 방향이 현실적으로 가장 유효해 보입니다. 단기적인 구독자 유치보다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게 지금 국내 OTT에게 가장 필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 https://www.kisdi.re.kr/report/fileDown.do?key=m2102058837181&arrMasterId=4334696&id=1149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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